스페인 비발츠
육아(4) 가을이의 말 그대로 폭풍성장 본문

성장
확실히 가을이가 요새는 점점 더 커가고 있는 게 느껴진다. 아침에 일어나서 아기체육관에 눕혀주면 예전엔 정확도가 낮아서 모빌들을 잘 못 잡았지만 지금은 엄청 잘 잡는다. 심지어 당기기도 한다. 아기체육관 당근은 못한다고 하도 잡아당겨서 다 망가졌다고 했던 후기들을 보면서 '엥... 하나도 안 망가지는데 당근 쌉 가능일 거 같은데...'라고 생각했는데 요새는 이 생각이 완전히 뒤집히는 중이다.
아기가 천천히 커줬으면한다는 말도 그렇다.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. 신생아적만 해도 몸이 너무 힘들어서 이 아기가 언제 커서 밥 안 먹여주고 혼자 건너 생각했는데... 요샌 하루가 다르게 몸집이 커가고 매일매일 변하는 가을이의 얼굴을 보면서 이해한다. 천천히 커줬으면 좋겠다. 내게 주어진 몇 년 안 되는 가을이가 온전히 내 품에 안겨있을 이 순간이 너무너무 아쉬워서 매일매일이 섭섭하다.
저녁에 가을이가 밤잠을 자기전에 항상 그날그날 내가 해주고 싶은 말 혹은 내가 부족했던 것들 가을이에게 고해성사하듯 '엄마가 잘못해준 게 있다면 용서해 줘, 내일은 더 많이 사랑해주고 더 이뻐해 줄게'라고 속삭여주는 편인데 내가 이렇게 옆에서 잠을 재워주는 것도 얼마 안 있으면 못할 거라는 생각에 그 순간까지도 아쉽고 그렇다..
육아
곧 남편의 육아휴가를 끝내고 복직할 예정이다. 이제까지는 뭐 그냥저냥 2개월째는 엄마 그리고 지금까지 만 50일을 어찌저찌 가을이를 키우고 있는데 남편이 복직을 하고 나만 온전히 유진이를 보게 되면 과연 나는 어떻게 육아를 하게 될지 잘 해내야지라는 마음이 들면서도 엄마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도 살짝 두렵기는 사실이다.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씩 가을이의 이유 모를 투정 때문에 멘털을 잡을 수 없을 때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.
만 4개월을 채워가는 이시점에 나는 진짜 엄마가 되기까지 얼마의 시간이 더 걸릴까 궁금하다. 가을이가 뭘 원하는지 감은 조금씩 잡고 있지만 가끔씩 틀릴 때면 이걸 내가 왜 한 번에 해결해주지 못했는지 너무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. 과연 이 미안함의 끝은 있는 건지 가을이가 뭔가 스스로 원하는 걸 말할 때까지 나는 가을이에게 엄마의 역할에 충실해서 가을이가 원하는 것을 그때그때 해소해 줄 수 있는지 매일이 의문투성이이지만 가을이가 편안해하고 만족해할 수 있는 그 순간까지 나는 열심히 또 가을이의 옆에서 지켜주고 보살펴줄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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